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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일보] 철도 연결의 꿈(장수익 교수)

작성일 2018-06-29 11:04

작성자 장효진

조회수 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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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선친은 가끔 중학교 시절 어렵게 모은 돈으로 봉천(중국 선양)에 수학여행을 갔다는 말씀을 하시곤 했다. 일본 강점기 때여서 기차로 이틀을 갔다고 한다. 그렇지만 수학여행으로 간 선친은 운이 좋은 편이었다. 당시에 만주로 간 이들은 먹고살기 너무 힘든 때문이 대부분이었다. 

이용악의 시 '전라도 가시내'(1940)를 보면, 전라도에서 북간도에 온 술집 소녀의 이야기가 나온다. "두 낮 두 밤을 두루미처럼 울어울어 / 불술기(기차) 구름 속을 달리는 양 유리창이 흐리더냐"는 구절에는 할 수 없이 고향을 떠나야 했던, 그래서 이틀 내내 눈물이 앞을 가려 기차의 창이 뿌옇게 보이는 참담한 심정이 잘 드러난다.

그래도 그때의 중국 만주는 아예 갈 수 없는 곳은 아니었다. 더 이상 고향에서 살 수 없을 만큼 내몰렸을 때, 거기라도 가면 살 수는 있을 것 같다는 어엿한 선택지의 하나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당시에 누구나 가졌던 지리 감각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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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 202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