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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혼술의 원조, 시인 이백(이규식 교수)

작성일 2018-05-25 09:47

작성자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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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무 사이 한 동이 술을/ 친구 없이 혼자 마신다./ 잔을 들어 밝은 달 맞이하고/ 그림자를 대하니 친구가 셋일세 (……) / 내가 노래하면 달은 서성거리고/ 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는 마구 흔들린다/ 깨어서는 함께 서로 즐기지만/ 취한 다음 노곤해지면 제각기 흩어진다 / 그들과 사심없는 친구로 맺어지길 원한다/ 언젠가 저 은하수에서 다시 만나 노닐겠지. 

- 이백, '월하독작'(月下獨酌) 부분

아름다운 봄날 밤, 술 한 병 들고 꽃밭 사이로 들어간다. 독작의 시간, 함께 벗하여 술잔을 주고받을 이 없으니 적막하지만 이제 외로움을 느낄 경지는 넘어선 듯하다. 술잔을 들어 달과 달빛에 어리는 내 그림자를 부른다. 그럭저럭 셋이 모인 셈. 달은 늘 거기 있는 미더운 존재지만 자발적인 감성이 없으니 달빛 아래 이런 분위기를 더불어 즐길 수 없고 그림자 또한 나의 움직임대로 옮아가는 수동적인 침묵의 분신이기는 하다. 유럽 낭만주의의 원형을 천백년 가까이 앞서 소박하게 구현한 당나라 시인 이백(701~76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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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 202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