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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70대 노인도 “나의 볼매에 너희들은 금사빠”(15학번 임원철씨)

작성일 2018-04-27 09:53

작성자 장효진

조회수 1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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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보드를 휩쓴 방탄소년단, 음원 차트를 휩쓴 힙합 경연 프로그램 ‘고등래퍼’와 ‘쇼미더머니’. 힙합에는 위로, 허세, 분노, 공감 등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죠. 하지만 발라드나 록 같은 다른 음악은 위축되고 힙합만 득세해 문화적 다양성을 해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 힙합, 진솔한 이야기  

“6·25 피란살이 때, 은행나무 아래 거적때기 깔고 공부해 초등학교 겨우 졸업했죠. 배움에 한이 맺혀 65세에 일반 중학교에 입학해 공부를 시작했어요. 뒤늦게 대학에 들어와 동기들과 친해지기 위해 랩으로 자기소개를 하고 줄임말과 은어로 랩을 썼죠. ‘새내기 할아버지 듣보잡. 나의 볼매에 너희들은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진다). 나의 로망은 젊음 현실은 열폭. 나는 미친 존재감.’ 반응이 엄청났어요. 힙합동아리 ‘토네이도’에 들어가 학교 공연도 하고 대전 은행동 거리에서 버스킹도 합니다. ‘쇼미더머니5’에도 참가해 래퍼 도끼에게 인정도 받았죠. 누구든지 은퇴하면 기도 죽고 막막해지는데 노년에도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어요. 이런 격려를 담은 자작 랩을 준비해 노년의 도전을 응원하는 강연회를 열고 싶어요.”―임원철 씨(74·한남대 도시부동산학과 4학년) 

“중학생 때 ‘가난’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습니다. 당시 노스페이스 패딩 등 고가 브랜드 옷이 유행했지만 저는 갖지 못하는 현실이 원망스러웠죠. 어느 날 편의점에 들어갔는데 에픽하이 ‘Fly’의 ‘어두운 밤일수록 별은 더욱 빛나’라는 랩이 귀에 꽂혔어요. 그때부터 직접 랩을 쓰기 시작했어요. ‘나 이만큼 힘들었어’라고 솔직하게 고백하며 청소년기의 제 상처를 랩으로 승화시켰죠. 군대에서 초등학생 멘토링을 하며 교사의 꿈을 꾸게 됐고 제대 후 수능을 준비해 교대에 입학했어요. 랩으로 위로를 얻은 제 경험을 밑거름 삼아 아이들의 고민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랩 하는 교사’가 되고 싶어요.”―김재현 씨(27·청주교대 힙합동아리 ‘g‘d up’ 회장) 

“‘고등래퍼2’ 참가자인 이병재가 서울대생인 친누나와 고교 자퇴생인 자신을 비교하는 랩을 할 때 너무 공감됐어요. 당장 입시 사이트에만 가도 ‘몇 등급이면 어느 대학 간다’는 비교 글이 줄지어 나오니까요. 사실 꿈이 없는 10대가 많아요. 생활기록부에 쓰는 형식적인 장래희망만 있죠. 스스로를 믿고 길을 만들어가는 고등래퍼 참가자들이 멋지다고 생각해요.”―임새연, 장나원 양(18·이화여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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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3/all/20180427/898176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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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 202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