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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일보] 춘하추동- 꽃씨를 묻는 마음(김창완 교수)

작성일 2018-03-21 10:50

작성자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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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에 나는 다시 베란다 한 구석에 작은 꽃밭을 만들고 몇 가지 꽃씨를 심기로 결심했다. 내가 그동안 꽃씨를 심어본지도 얼마나 오래 되었던가. 

대학원에 다니던 30대 초반 변두리에서 사글세에 자취를 한 적이 있었다. 봄비가 내린 어느날 집 근처를 산책하다 나팔꽃 모종을 발견하였다. 언덕을 넘어 들길로 접어드는 비탈에 한 무더기 나팔꽃 모종은 한 뼘씩 자란 상태였다. 나는 그 가운데 촘촘하게 돋아나 있는 모종을 몇 포기 파내서 사글세 집 창가에 옮겨 심었다. 그리고 물을 주고 정성을 다해 보살폈다.

그 나팔꽃은 줄기차게 자라 서쪽으로 난 창틀을 온통 뒤덮고 그늘을 드리워 제법 서늘한 풍경을 연출하였다. 어느 여름날부터 꽃이 피어 아침 나팔소리로 상쾌한 시간을 열어주었다. 오후가 되면 줄기와 이파리가 창으로 들이치는 햇빛을 자연스레 막아주었다.


▲기사 보기 : http://www.joongdo.co.kr/main/view.php?key=20180320010008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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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 202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