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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일보] 의리와 내부고발(장수익 교수)

작성일 2018-02-02 08:51

작성자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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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단성사에서 공연된 '의리적 구투(義理的 仇鬪)'는 우리 민족 최초의 활동사진으로 우리 영화 역사에서 기억될 작품이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은 제목이 일본식 어법이라는 점이다. 특히 이 작품의 줄거리가 가정을 위기에 빠뜨린 계모를 주인공과 그 의형제들이 나서서 처단하는 것을 볼 때, 제목에 쓰인 '의리'라는 말은 일본식 '의리'임을 잘 알 수 있다.

본디 '의리'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뜻한다. 공자가 "군자는 의리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고 한 것이나 맹자가 "인은 사람의 편안한 집이고, 의는 사람의 바른 길이다."고 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의리는 실천적인 의미에서 사람이 올바르게 행해야 할 바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의리에서 중요한 관건은 과연 무엇이 올바른가 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주자학은 이 올바름이 인간 본연의 마음이 지니는 속성인 인에 근거해야 한다고 보았다. 달리 말해 올바름은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 만물의 이치에 따라 언제 어디서건 올바른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의'라는 말에 세상의 이치를 뜻하는 '리'를 붙인 '의리'가 널리 쓰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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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 202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