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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김완하의 시 한 편- 골목이 돌아오는 밤 오 늘(김창완 교수)

작성일 2017-07-11 09:39

작성자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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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제목부터 흥미를 끈다. 내가 골목으로 돌아오는 밤이 아니다. 골목으로 돌아오는 밤도 아니다. 골목이 돌아오는 밤이다. 골목이 돌아와 우리에게 말을 거는 밤이다. 그러니 밤이 되면 고즈넉했던 골목으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북적인다. 텅 비어 있던 골목으로 스윽 하고 어둠을 대동한 밤이 왕래하는 시간이다. 비로소 침묵 속에 서있던 가로등에도 기억이 돌아온 듯 반짝 불이 켜진다. 불빛이 피어나면 골목 속으로는 생기가 살아난다. 골목은 오히려 밤에 골목으로서 체면과 활력을 되찾는 것이다. 고요함으로 청각에 기대 있던 골목으로 이제 시각이 분주해진다. 시인은 서성이는 대신 걷기로 한다. 그의 주머니 속에는 한 잔의 커피 값과 한 시간을 달릴 수 있는 차비가 들어 있다. 그것이면 족한 것이니. 시인은 이때 세상에서 가장 풍족한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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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 2021-03-11